🍪Bite Interview
"망한 과제도 자랑이 되나요?"
실패를 축제로 만든 KAIST '실패연구소' 안혜정 교수
· 전) 행정안전부 실패박람회 민간 기획위원
· 다수 교육기관,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실패 사례 발굴과 자산화 자문위원 활동
Q. 우리나라 최고 수재들이 모인 KAIST에 '실패연구소'가 있다니! 심지어 '실패 전문가'라는 타이틀도 정말 낯설면서도 신기한데요. KAIST에서 매년 열리는 '망한 과제 자랑대회'에서는 학생들이 실패를 숨기기는 커녕 당당하게 뽐내는 모습이 큰 화제였습니다. 대체 교수님은 어떤 분이시길래 이런 유쾌한 대회를 기획하시게 된 건가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실패를 연구하는 사회심리학자 안혜정입니다.
실패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저 역시도 한때 실패를 굉장히 무서워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실패가 두려우니까 자연스럽게 내가 잘할 수 있는 실패의 가능성이 작은 일만 골라서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더 이상 성장하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카이스트에서 만나는 학생들 역시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기대도 많이 받아와서 인지 이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큰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실패가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가 실패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인 것 같아요.
우리가 실패한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굉장히 많이 성공한 사람들이 ‘나는 사실 이런 적이 있었어.’ 하면 ‘그래서 멋있구나!’ 이럴 때가 아니면 실패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낸 게 ‘망한 과제 자랑 대회’ 라는 거였어요.
‘어떻게 하면 조금은 더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우리의 실패 이야기를 공유해볼 수 있을까?’ 실패의 이야기를 공유하면 발표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실패를 조금 곱씹어보고 그것을 다시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그 실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위로를 얻기도 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망한 과제 자랑 대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