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리더십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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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30, 2026
AI 시대, 리더십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Expert

박종규

뉴욕시립대학교 경영학 교수 · 리더십 전문가

리더십 연구와 HR·전략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성장을 현장 언어로 풀어냅니다.
DBR 칼럼니스트이자 미국 로스웰앤드어소시에이츠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AI 시대, 리더십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가?

리더가 하는 일을 AI나 휴머노이드가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더 이상 미래적 가설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Business Analytics는 물론이고 HR 영역인 성과 측정 및 평가, 보상, 개별 맞춤형 교육 등의 영역에 AI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종종 인간보다 더 정밀하고 더 공정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AI가 리더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답은 조건부 ‘Yes’입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가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가 단지 ‘과업 수행 관리’나 ‘성과 중심적 효율성’에 한정될 경우입니다.

실제로 전통적인 HR의 영역에서만 보더라도 AI는 편향(Bias) 없는 평가, 성과 데이터 기반의 보상과 피드백 등 리더가 수행하는 과업 중심의 기능적 역할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인간 리더가 놓치기 쉬운 공정성 문제나 감정에 의한 오판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오늘날 거의 모든 기업에서 자리잡은 MBO(Management by Objective) 등의 목표 중심 업무 환경에서는 AI의 준거 기반 관리가 더 높은 생산성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리더에게 단지 ‘업무 지시 및 관리자’의 역할 만을 기대하는가 하는 데 있습니다. 리더는 단순히 과업을 분배하고 과업의 진척도를 점검하며 그 결과를 측정하는 관리자가 아닙니다.

리더로서 갖춰야 할 바람직한 스킬과 역량은 수도 없이 많지만, 크게 과업 중심의 Hard Leadership과 관계 중심의 Soft Leadership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리더는 단지 의사결정자가 아니라,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되어 성과를 이끄는 관계의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구성원들은 리더의 ‘리더다움’, 즉 리더가 행사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력에 따라 동기를 부여 받기도 하고 잃기도 하며, 몰입하거나 반대로 무관심해지기도 하고, 이들로 인해 성과를 내거나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실 시대와 일터의 변화함에 따라 더 이상 강하게 요구되기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은 더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책임감, 오너십, 몰입, 충성도 등은 바로 이러한 리더십의 관계 지향적인 측면과 Soft Leadership 스킬로부터 비롯됩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우리가 조직 안에서 누구에게 마음을 주는가를 생각해 봅시다. 조직이나 리더에 대한 충성심이나 동일시(Identification), 그리고 책임감은 단순히 업무 효율성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람 대 사람 간의 상호 신뢰, 정서적 유대, 그리고 오랜 시간을 거치며 쌓아 온 관계의 역사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도, 구성원이 AI에게 마음을 주고 따르며 헌신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AI는 구성원에게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효율적 도구나 통제 시스템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는 AI나 휴머노이드가 ‘지시’와 ‘관리’는 가능하더라도, 타인의 마음을 움직여서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AI나 휴머노이드의 팔로워십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팔로워십(Followership)이란 리더 또는 조직의 목표와 비전에 공감하고 이를 지지하며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지시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여하고, 헌신과 충성심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리더를 따르는 적극적인 태도를 포함합니다. 이렇게 리더십 관점에서의 팔로워십은 일방적인 복종이 아니라, 리더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상호적인 관계 과정(Reciprocal Process)’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관련 정의나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팔로워십의 가장 긍정적인 결과물 중 하나는 바로 ‘몰입’입니다. 따라서 AI가 팔로워의 기능 및 역할을 대체하게 될 경우, 우리는 이런 추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AI는 인간처럼 몰입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실제로 ‘몰입(Engagement)’이라는 개념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측정 도구 중 하나인 UWES(Utrecht Work Engagement Scale)에 따르면, 몰입은 ‘활력(Vigor)’, ‘헌신(Dedication)’, ‘몰두(Absorption)’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사실 이 세 요소를 로봇이나 AI에게 적용해 보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AI는 피로를 느끼지 않고, 어떤 의미에서는 늘 활력이 넘치며, 특정 과업에 지속적으로 몰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해 요인이 없다면 언제든 전념하고, 헌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AI의 몰입은 의미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설정된 목적과 알고리즘에 따른 작동 구조의 결과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인지적이고 행동적으로는 몰입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 근간이 되는 감정적인 몰입은 전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인간이 느끼는 몰입은 자신의 존재와 일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 즉 ‘내가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한 내적 동기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AI는 감정적 연결을 설계할 수는 있어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중요한 추가 질문이 있습니다. 앞서 AI리더십 관점에서 ‘AI는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AI 팔로워십의 관점에서 ‘AI는 스스로 동기를 느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인간에게 동기 부여란 외적 보상 이상의 것입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인정, 성취의 기쁨,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같은 내적 에너지에서 비롯됩니다. AI가 그 기대와 희망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감정을 다시 리더에게 전달해서 정말 ‘상호호혜적(Reciprocal)’으로 리더십과 공명(Resonance)할 수 있을까요?

AI 시대의 리더십 전략과 개발의 방향성,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결국 AI 시대의 리더십 개발은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향력, 특히 감정 기반 소통과 진정성 있는 관계 구축 역량을 중심으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AI 시대의 리더십은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리더란 누구인가?,’ ‘우리가 진정으로 따르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라는 물음입니다.

조직에서 사람은 단지 기능이 아니라 의미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리더 역시 마음 속에 진정으로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감정을 기반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 본질을 깨달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리더를 따르는 팔로워 역시 리더와의 관계가 왜 중요한지,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자각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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