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없는 이미지 — 사용 가능
새롭게 생성된 이미지 — 원저작물 없음
Expert
정지우
문화평론가 · 변호사 · 작가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입니다. <AI, 글쓰기, 저작권>,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 등 다양한 책을 집필하며 기술과 인간, 법의 경계에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공공기관을 가리지 않고, 각종 보도자료나 홍보 이미지를 AI로 생성하는 일이 흔해졌다. 그만큼 "AI로 만든 글이나 이미지를 자유롭게 써도 되는가?"라는 질문도 많아졌다. AI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된 만큼, 관련 법적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해두는 일도 중요해졌다.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통상 저작권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생성 이미지 자체에 저작권이 없어 '주인 없는 이미지'인 만큼, 누구의 권리도 침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법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유의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존재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지점은 이미지의 2차 변형이다. 예를 들어, 사진 이미지를 AI에 입력해 그림 일러스트로 변환할 경우, 반드시 원본 사진에 대한 저작권을 확보한 상태여야 한다. 저작권을 확보하지 않은 채 온라인의 사진을 무단으로 다운로드해 변형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저작권법상 '2차적저작물작성권' 침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 있는 유명인의 초상이 담긴 사진을 다운로드해 변형할 경우 더욱 주의를 요한다. 변형된 그림에서 해당 유명인을 특정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면, 원본 사진의 저작권뿐만 아니라 그 유명인의 퍼블리시티권까지 침해할 수 있다. 즉, 사진 저작권자의 권리와 사진 속 얼굴 주인의 권리를 동시에 침해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미지 '단순 생성'까지는 비교적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도, 2차 변형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기존 인물이나 캐릭터가 변형 후에도 식별 가능한 경우, 법적 리스크는 한층 커진다.
실질적 유사성 인정 — 침해 성립 가능
구도·캐릭터·장면이 원저작물과 거의 동일
※ 위 이미지는 저작권 개념 설명을 위한 예시 일러스트입니다. 특정 저작물을 참조하지 않았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 또 하나 알아둘 점은 '스타일'과 '표현'의 법적 구분이다. 원칙적으로 스타일은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특정 화풍, 문체, 음악 스타일 등을 차용해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해서 곧바로 저작권 침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지브리의 화풍,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 밴드 오아시스의 락 스타일 같은 것은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 보호받는 것은 구체적으로 표현된 지브리 캐릭터와 장면, 하루키 소설의 문장, 오아시스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 자체다.
화풍이나 문체 같은 스타일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기에, "지브리 스튜디오 스타일로 그려달라"는 식의 프롬프트 입력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결과물이 기존의 구체적인 캐릭터나 특유의 장면 구도를 그대로 복제한 듯한 형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저작권 침해는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때 성립한다. 지브리 스타일로 이미지 생성을 지시했더라도, 결과물에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 캐릭터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움직이는 성과 거의 유사한 이미지가 생성됐다면, 이는 스타일 차용을 넘어 구체적인 표현 자체를 복제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단순히 분위기를 흉내 내는 것을 넘어 기존 저작권자의 구체적인 표현 영역까지 침범했는지,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주체는 실무자다.
AI 생성물이라 해도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살아 움직이는 카우보이 3D 만화 캐릭터를 만들어줘"라는 프롬프트로 생성된 이미지를 광고에 활용했는데, 알고 보니 픽사의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우디 캐릭터와 지나치게 유사하다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생성된 이미지가 기존 저작물과 지나치게 유사하지 않은지, 최종 사용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AI의 웹 검색이나 심층 리서치 기능은 특정 주제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능을 활용해 보고서나 보도자료를 작성하는데, 이때도 유의해야 할 법적 문제가 있다.
우선, AI가 어떤 출처에서 정보를 가져왔는지 검토해야 한다. 출처 표기가 되어 있더라도, 온라인에 있는 가짜 뉴스나 잘못된 정보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신력 있는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법령 정보의 경우, 현행 법령이 아닌 과거 법령이나 시행 예정 법령을 가져오는 사례도 있다.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면 다양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생긴다.
두 번째는 웹상의 자료를 거의 '복사-붙여넣기'에 가깝게 복제해오는 경우다. 이때 마지막에 단순히 참고자료를 표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전문가 칼럼을 리서치해서 AI 저작권 문제를 칼럼으로 써줘"라는 요청에 AI가 웹상의 특정 칼럼을 참고해 몇 가지 단어만 살짝 고쳐 거의 그대로 복제했다면, 마지막에 '출처 칼럼 참고'라고 표기해도 면책되기 어렵다. 훔친 뒤 어디서 훔쳤는지 알려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웹상의 내용을 리서치해 활용할 때는 적법한 '인용' 방식을 택해야 한다. 저작권법 제28조는 공표된 저작물을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핵심은 "정당한 범위"다. 타인의 저작물을 필요 최소한으로만 인용하고, 명확한 출처를 표기해, 나의 저작물과 인용된 저작물이 명료하게 구별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업무 효율을 위해 AI를 다양하게 활용할 때 알아두어야 할 보안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AI에 입력한 정보는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고 믿지만, 입력하는 모든 정보가 언제나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AI가 학습 과정에서 희귀한 데이터나 특정 정보를 기억했다가 다른 이용자의 질문에 그대로 출력하는 '언인텐디드 메모라이제이션(unintended memorization)' 현상이 보고된 바 있다. 실무자가 프롬프트에 입력한 회사의 핵심 영업비밀이나 개인정보가 어느 날 전혀 다른 이용자에게 참고 사례로 노출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주민등록번호나 이메일 주소 같은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는 행위는 의도치 않은 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보를 입력하기 전 식별 가능한 데이터를 삭제하는 익명화·가명처리 작업을 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부득이하게 사내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면, 해당 서비스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확인하고, 내 질문이 학습에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학습 차단 설정'을 직접 활성화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Writer. 정지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