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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보고서를 대신 쓰면, 기획력은 어디에서 갈릴까?

AI가 보고서를 써주는데도, 왜 우리 조직의 문제는 풀리지 않을까요? 박경수 경영컨설턴트가 조직문화 벤치마킹과 관점별 AI 질문 예시를 통해, 우리 조직에 맞는 문제 정의와 질문 설계 방법을 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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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0, 2026
AI가 보고서를 대신 쓰면, 기획력은 어디에서 갈릴까?
Contents
보고서가 완성돼도 기획은 끝나지 않는다조직문화 사례를 찾기 전에 관점을 고른다현장 단서가 달라지면 질문도 달라진다관점을 정했다면 AI 질문도 구체적으로리더십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질문현장 자료로 리더십 관점을 검토하는 질문같은 현상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기획력은 조직이 답해야 할 질문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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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박경수

국내 경영컨설팅사 사업총괄(상무) · 프로젝트 코치

핵심을 짚고, 설득력 있게 보고하는 방법을 전합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T그룹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습니다. 대형 공기업의 원 페이지 보고서 승진시험을 5년 연속 출제했습니다. 『보고서의 신』과 『요점 정리의 기술』의 저자입니다.

보고서가 완성돼도 기획은 끝나지 않는다

하루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AI 활용에 쓰고 있는가? 사소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일부터 복잡한 업무까지, AI를 활용하는 장면은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사례를 모으고 내용을 요약하거나 보고서의 목차와 초안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AI만 잘 활용하면 누구나 뛰어난 기획자가 될 수 있을까? 기획은 보고서를 완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정의하고, 원인을 분석해 여러 대안 중 현재 상황에 적합한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AI가 판단을 도울 수는 있지만, 우리 조직에 필요한 방향을 정하고 최종 판단을 내리는 일은 기획자의 몫이다.

AI가 보고서 작성을 돕는 시대일수록 차별화된 기획력을 만드는 질문이 중요해진다.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 그 관점에서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이 두 가지가 기획의 출발점을 바꾸기 때문이다.

조직문화 사례를 찾기 전에 관점을 고른다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벤치마킹은 중요한 활동이다. 국내외 우수기업이 어떤 제도와 문화, 업무 방식으로 성과를 냈는지 분석하고, 우리 조직의 변화 방향을 찾는 데 활용한다.

이때 AI에 “조직문화 혁신과 관련된 국내외 우수사례를 알려줘”라고 물으면 어떤 답변을 받을까? 수평적 문화를 만든 기업이나 업무 방식을 바꾼 기업의 사례를 빠르게 정리해 줄 수 있다. 심층 조사 기능을 활용하면 더 많은 자료를 담은 보고서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포괄적인 질문만으로 우리 회사에 맞는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찾기는 어렵다. “이런 사례가 있구나” 하고 넘어가는 데 그칠 수도 있다. 사례를 모으기 전에 우리 조직의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지 정해야 한다.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지금 필요한 것은 인재육성인가, 인사제도인가, 리더십인가? 기획자는 회사의 상황과 이슈를 살피고, 그에 맞는 관점을 질문에 담아야 한다.

현장 단서가 달라지면 질문도 달라진다

Bowl 편집부의 설명용 예시입니다. 실제 기업의 경험담이나 조사 결과가 아닙니다.

신입사원의 퇴사가 늘고 있다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퇴사율만으로는 교육이 부족한지, 인사제도에 불만이 있는지, 리더와의 소통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 퇴사 면담과 구성원 인터뷰, 관련 제도의 운영 자료에서 어떤 단서가 반복되는지 먼저 살펴봐야 한다.

살펴볼 관점

먼저 확인할 단서

그에 따라 달라지는 AI 질문

인재육성

업무 적응이 어렵다는 의견이 반복되고, 교육·온보딩·멘토링의 공백이 함께 확인되는 경우

신입사원 인터뷰와 온보딩 자료를 바탕으로 업무 적응을 가로막는 학습·지원의 공백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줘.

인사제도

평가·보상·승진 기준의 불투명성이나 운영 편차에 관한 의견이 반복되는 경우

현재 평가·보상 제도와 구성원 의견을 비교해 기준과 운영상의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 우선순위를 제시해줘.

리더십

피드백 부족, 일방적인 지시, 소통 단절에 관한 의견이 팀별로 반복되는 경우

리더와 구성원의 인터뷰를 비교해 소통·동기부여·방향 공유의 문제를 분석하고, 리더십 개선 방안을 제시해줘.

예를 들어 리더의 일방적인 지시와 피드백 부족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면, 리더십을 우선 살펴볼 수 있다. 반면 입사 후 업무를 배울 기회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중심이라면 인재육성, 평가와 보상 기준에 대한 불만이 중심이라면 인사제도 관점이 출발점이 된다. 다만 이러한 단서는 원인을 확정하는 증거가 아니라, 무엇을 더 확인할지 정하는 실마리다.

관점을 정했다면 AI 질문도 구체적으로

리더십이 조직문화 개선의 핵심 문제라고 판단했다면, 회사 개요와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리더십의 어떤 측면을 분석할지 제시한다. AI가 포괄적인 사례 나열에 머무르지 않도록, 분석할 문제와 필요한 결과물까지 질문에 담는 것이다.

같은 상황을 리더십 관점에서 살펴보는 질문은 다음처럼 구성할 수 있다.

리더십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질문

회사 개요
IT 솔루션을 구축하는 벤처기업이다. 젊은 구성원이 많다.

현재 상황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으며, 신입사원의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 접근
리더의 소통 방식, 직원 동기부여, 전략적 리더십의 세 측면에서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제시해줘.

분석할 내용
리더십과 관련된 장애요인과 걸림돌을 분석해줘. 그 원인을 바탕으로 개선 방향과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참고할 만한 국내외 우수기업 사례를 함께 정리해줘.

기획의 기본적인 틀과 방향을 구상한 뒤 AI를 활용하면 자신의 생각을 더 구체화하고 검토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질문이 길어지는 일이 아니라, 왜 그 관점에서 문제를 살펴보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다.

현장 자료로 리더십 관점을 검토하는 질문

리더십 관점이 적절한지 더 살펴보고 싶다면, 회사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인터뷰나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직급에 따라 무엇을 다르게 경험하는지 비교하면, 같은 조직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도 드러난다.

회사 개요
IT 솔루션을 구축하는 벤처기업이다.

이슈 도출
조직문화와 관련된 심층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고, 리더십 관점에서 주요 이슈를 제시해줘.

분석 순서
직급별 주요 인터뷰 내용 발췌, 시사점 분석, 이슈 도출의 순서로 정리해줘. 직급별 의견을 반드시 비교하고, 도출한 이슈를 바탕으로 조직문화 개선 방향을 제시해줘.

AI의 답변을 받은 뒤에도 그 해석이 현장의 단서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리더십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문제는 인재육성이나 인사제도 관점에서도 다시 살펴볼 수 있다.

같은 현상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기획은 현상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바탕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정밀한 자료 분석도, 현상 아래 숨은 본질을 찾는 일도 중요하다. 그 출발점에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어떤 지역에서 자동차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해보자. 사고가 늘었다는 현상만 분석해서는 충분한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렵다.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기 쉬운 조건인가? 도로 구조가 착시를 일으키는가?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인가?

첫 번째는 운전자, 두 번째는 도로 구조, 세 번째는 지역 환경의 관점이다. 어떤 측면을 살펴보느냐에 따라 확인할 자료와 원인에 대한 가설, 해결 방안도 달라진다.

같은 현상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AI가 그럴듯한 보고서를 작성해 주더라도, 우리 조직에 필요한 관점을 선택하고 검토하는 일은 기획자의 역할이다. 관점은 질문을 통해 기획의 방향을 찾게 해주는 내비게이션이 된다.

바바라 민토가 설명한 SCQ(Situation–Complication–Question) 프레임워크도 상황과 문제를 바탕으로 독자가 품는 질문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둔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질문이다. 같은 상황과 문제에서도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찾아야 할 해답이 달라진다.

기획력은 조직이 답해야 할 질문에서 갈린다

지금은 AI 혁명의 시대이면서 질문의 시대이기도 하다. AI와 하루 종일 씨름했는데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관점과 맥락이 담긴 질문을 했는지 돌아보자. 정보를 더 많이 요청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 조직이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질문에 담아야 한다.

앞으로는 보고서 내용만으로 기획 역량을 판단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보고서가 어떤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는지가 기획의 수준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AI가 보고서를 대신 써주는 시대일수록 기획자는 문제의 핵심을 꿰뚫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 기획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럴듯한 해결책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능력보다, 조직이 정말 답해야 할 질문을 찾아내는 역량이기 때문이다.

Writer. 박경수 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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