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브랜드의 진짜 공통점: 토스·다이소·올리브영의 인사팀도 결국 마케터여야 하는 이유
Expert

윤진호 (마케터 초인)
초인마케팅랩 대표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마케터입니다. CJ, 디즈니, GFFG(노티드)를 거친 17년 차 마케터이자 초인마케팅랩 대표입니다. 조금은 특이한 HR 출신의 마케터로, 브랜드의 무기를 만들고 마케터의 성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책 <마케터의 무기들>, <모든 게 처음인 브랜드의 무기들>을 썼습니다.
토스, 다이소, 올리브영의 인사팀도 결국 마케터여야 하는 이유
요즘 어떤 브랜드가 살아남고 있을까요. 제품이 좋은 브랜드? 자본이 많은 브랜드? 결국 살아남는 건 '팬이 있는 브랜드'입니다.
인사팀의 채용 공고 한 줄, 서비스 기획자가 쓴 메시지 한 문장, CS팀의 응대 톤 하나까지 전부 브랜드 경험이 됩니다. 그 경험이 쌓여 팬이 생깁니다.
우리는 여전히 브랜드를 광고와 캠페인, 프로모션의 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객은 광고 한 편만 보고, 상품 하나만으로 브랜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채용 공고를 읽을 때, 앱 문구를 볼 때, 매장에서 직원의 응대를 받을 때, 모든 순간에 브랜드를 경험합니다.
마케팅은 이제 특정 부서의 기능을 넘어, 조직 전체가 고객에게 보여주는 태도입니다.
살아남은 브랜드의 공통점
요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겠습니다. 토스, 다이소, 올리브영.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매출 성장만이 아닙니다. 전 구성원이 브랜드를 만드는 조직이 되어,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토스는 어려운 금융을 쉽게 만들었습니다. 다이소는 생활 전반의 구매 방식을 바꿨습니다. 올리브영은 제품을 파는 매장을 넘어 고객이 탐색하고 내 것을 발견하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잘한 건 광고나 마케팅을 잘해서가 아닙니다. 고객이 만나는 모든 순간을 브랜드답게 설계했습니다. 반대로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지만 사라진 브랜드들은 제품은 있었지만, 브랜드만의 고객 경험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일시적인 화제 vs 지속 가능한 팬덤
과거에는 광고, 팝업스토어, 콜라보가 브랜드를 키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잠깐의 화제는 만들 수 있어도, 계속 구매하고 좋아해 주는 팬까지 만들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장을 만드는 것은 잠깐의 '이슈'가 아니라 '일관된 경험'입니다. 고객이 어디서 우리 브랜드를 만나든 같은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반복될 때 비로소 팬이 생깁니다.
이것은 AI 툴을 도입하거나, 마케팅 예산을 늘리거나, 유명한 CMO를 영입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구성원이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브랜드의 고객 경험으로 이어지는지 알고 움직여야 합니다.
이제 기업은 달라져야 합니다. 인사, 재무, 전략기획부터 영업, 홍보, 마케팅, 운영까지 모든 부서가 마케터의 관점을 가지고 '브랜드 경험'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마케터의 관점이란?
여기서 말하는 마케터의 관점은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내 일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제 고객 행동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마케터의 관점입니다.
HR부터 보겠습니다. 채용 공고, 설명회, 면접, 온보딩은 인사 업무이면서 동시에 브랜드 경험이기도 합니다. 지원자는 그 과정에서 '여기는 어떤 회사인지', '어떤 결을 가진 회사인지'를 먼저 느낍니다.
사용자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비스가 멈췄을 때 어떤 문구를 띄우는가. 회원가입은 쉽게 되어 있는가. 고객이 막히는 순간들을 얼마나 빠르게 풀어주는가. 이건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문제입니다.
운영과 CS는 더 직접적인 접점입니다. 고객은 매장에서, 상담에서, 문의 답변에서 브랜드를 만납니다. 러쉬가 강한 팬덤을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매장 직원이 1:1로 고객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 브랜드의 세계관을 매장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토스의 '쉬운 금융체'라는 UX(사용자 경험) 라이팅도 같은 맥락입니다. 앱의 첫 화면부터 고객 메시지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짧은 문구들로 채우고, 고객은 그 경험들에서 토스다움을 느낍니다. 이것이 브랜드의 태도이고, 브랜드의 언어입니다.
이제 브랜드는 마케터 혼자 만드는 시대가 아닙니다. 모든 부서가 브랜드를 생각하고, 브랜드답게 일을 해야 합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건 판매 채널 하나가 아닌, 고객과 맞닿는 모든 접점입니다.
브랜드를 키우는 3가지 탐색 질문
그렇다면 실무자와 리더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저는 세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핵심가치)
속도인지, 신뢰인지, 즐거움인지. 말로 명확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어화되지 않은 가치는 쉽게 전달할 수 없습니다. 먼저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우리만의 언어로 정의해보세요.
둘째,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고객과 맞닿아 있는 접점은 어디인가? (고객접점)
인사팀이라면 채용 공고, 면접, 온보딩일 수 있습니다. 서비스 운영자라면 플랫폼의 사용성, 메시지가 접점이 될 수 있겠죠. 영업과 CS라면 설명 방식과 응대 톤, 후속 안내가 접점이고, 매장 운영이라면 입구부터 계산대, 머무는 시간 전체가 모두 고객과의 접점입니다. 중요한 건 그 작은 접점들을 하나씩 바꿔가는 것입니다.
셋째, 그 접점 안에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실제로 담겨 있는가? (고객경험)
브랜드의 가치가 쉽고 친숙한 것이라면 문구부터, 고객응대, 플랫폼의 과정까지 모두 쉬워야 합니다. 브랜드의 가치가 즐거움이라면 채용 설명회부터 앱, 홈페이지까지도 그 가치가 느껴져야 합니다. 고객은 광고 문구보다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으로 브랜드를 기억합니다.
왜 TV 채널이 이것까지 했을까?
저 역시 다양한 브랜드 안에서 이 질문들을 반복하며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왔습니다.
과거 CJ ENM에서 tvN의 모바일 앱, 홈페이지, 부가상품을 담당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부서는 주매출 부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tvN을 경험하는 중요한 접점이었습니다.
그때 중심에 둔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tvN의 핵심 가치가 이 접점에 담겨 있는가?
기존 방송 콘텐츠가 줄 수 없었던 '차별화된 경험'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저의 역할 정의였습니다. 그 결과 홈페이지는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고객 참여형 경험으로, 모바일앱은 단순 정보 플랫폼을 넘어 TV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를 만나는 공간으로, 책과 게임 같은 부가상품은 TV 바깥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장치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핵심 가치와 고객 경험에 집요하게 연결했던 접점들이 쌓여 tvN은 더 강한 브랜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매출을 직접 만들지 않는 부서도, 고객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팬을 만드는 브랜드의 시작
브랜드의 가치는 결국 고객 경험이 누적된 결과입니다.
그래서 이제 질문은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 부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 부서는 고객에게 어떤 브랜드 경험을 만들고 있는가?"
"이 일을 어떻게 끝내지?"가 아니라 "이 일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이 되지?"
"이 정도면 되겠지?"가 아니라 "고객이 이걸 더 좋아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지?"
바로 그 질문을 조직 전체가 가지고, 얼마나 집요하게 행동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브랜드가 달라집니다. 그것이 팬을 만드는 브랜드의 시작입니다.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곳만이 살아남는 시대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그리고 여러분의 조직은 그걸 위해 무엇을 만들어가고 있나요? 어제보다 오늘, 고객이 더 좋아할 만한 것을 하나라도 만들고 있나요?
Writer. 초인마케팅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