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시대, 요즘 팀장의 생존법: 조용한 사직보다 무서운 번아웃
Expert
백종화
대표
리더와 기업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리더십 코치
《원온원》, 《평가보다 피드백》 등 7권의 책을 썼습니다.
불통의 시대, 요즘 팀장의 생존법: 조용한 사직보다 무서운 번아웃
요즘 팀장은 행복할까?
저는 주니어 시절 ‘나는 팀장이 되지 않을거야’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팀장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른채 ‘힘들어 보인다. 일을 혼자 다하는 것 같다. 의사결정권은 없고,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라는 제 판단에서 였습니다. 그런데 동기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팀장 (그룹 인재개발실 신입입문팀장)이 되었고, 그때부터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주변 동료와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리더십 말입니다. 가족에게 ‘내가 가장 많이 변한 시기’를 물어보면 ‘리더가 된 이후’라고 말합니다. 리더십을 경험하고, 배우면서 회사에서 배운 리더십을 집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했거든요.
인터넷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역할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직장인은 팀장입니다. 팀장 이상의 본부장 또는 임원급 리더는 자신의 리더십을 바꿀 필요가 없죠. 그들은 팀원들과 일하지 않고 팀장들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이전과 같은 리더십으로 충성심이 높은 팀장들과 함께 일을 합니다. 그런데 팀장은 요즘 세대와 함께 일을 합니다. 또 자신의 선배, 이전 팀장 심지어 이전 실장 / 본부장이 팀원이 되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팀장이 다양한 팀원들의 니즈에 맞춰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는 성과를 만들어 오라고 지시하고, 아래에서는 일을 더 적게하고 편안하게 일을 하려는 팀원들을 아우르고 다독여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죠.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승진을 거부하거나 팀장이 되는 것을 기피 (리더 포비아)합니다. 그리고 매니저 스퀴즈가 겹치며 리더가 번아웃에 빠지고 조용한 사직으로 이어질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기 시작했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직에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우리 회사 팀장들은 행복할까?’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답안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조직에서 팀장이라는 리더가 사라졌을 때 발생할 혼란을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고, 구성원들 중 A급 인재들이 팀장이 되고자 하는 커리어 골을 찾아야 조직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팀장 개인에게 ‘팀장은 리더니까’ 라며 스스로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하라며 ‘개인의 각오’를 다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정의하고, 조직이 팀장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설계로 팀장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답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시대의 특징: 지식 확산과 리더의 권위 변화
지금 시대는 어떤 시대일까요?
지난 2년간 인류 역사상 생성된 데이터의 90%가 만들어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데이터 총량은 2018년 약 33제타바이트(ZB)에서 2025년 175ZB로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연평균 61%에 달하는 엄청난 성장세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전 세계 데이터 양은 약 2~3년마다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출처 : networkworld.com)
과거 우리는 지식과 스킬, 그리고 일하는 방식을 선배와 팀장에게 배웠습니다. 팀원들은 일을 하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친한 선배나 팀장에게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그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배우며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시대는 팀원들이 그 어느때보다 똑똑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유투브로 정보와 지식 공유가 빨라졌고, 이제는 다양한 링크드인과 같은 SNS를 통해서 수많은 현업의 고수들이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내 팀장과 선배와는 다른 지식 전문가들이 넘쳐나죠. 또 AI를 통해서 이제 문제를 찾고, 대안을 물어보고, 누구보다 쉽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오픈하거나 불편하게 팀장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죠.
지식 확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knowledge diffusion, 즉 정보가 빨리 퍼져 누구나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리더의 권위는 사라지게 되었죠. 지식과 노하우로 팀원들에게 지시하고 평가하던 팀장보다 팀원들이 리더보다 더 잘 아는 경우가 많아진 시대가 되었거든요. 이 상황에서 리더의 말은 예전처럼 절대적인 힘을 가지지 못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팀장’ 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리더십을 사용하는 팀장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팀장 리더십이 ‘정보의 소유와 독점’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말과 행동으로 구성원들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전하는 임팩트’에서 리더십이 나온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요즘 시대, 리더의 역할 변화는 곧 리더 포비아라는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조사에서 2030 직장인의 47.3%는 “리더를 맡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고 답했고, 중간관리직 의향은 ‘있다 36.7%’ vs ‘없다 32.5%’였고, 기피 이유 1, 2위는 ‘성과 책임 부담 42.8%’, ‘업무량 증가 41.6%’였다.
매니저 스퀴즈 (Manager Squeeze)
‘매니저 스퀴즈(Manager Squeeze)’는 Gallup이 2023년 확산한 개념으로, 팀장에게 부여되는 효율성 요구, 더 많은 일을 적은 인원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매니저 스퀴즈를 해석한다면 팀장에게 ‘전략과 현장’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도 AI를 활용한 변화관리와 조용한 사직을 하고 있는 팀원들을 독려해서 이전보다 더 많은 성과와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Gallup 조사에서 2023년 조직 변화로 ‘업무 추가 64%’, ‘팀 재구성 51%’, ‘예산 삭감 42%’가 함께 보고됐고, McKinsey & Company 설문은 중간관리자가 인재관리와 직접 관련 없는 일에 시간을 크게 쓰고(거의 4분의 3), ‘사람관리 시간’이 구조적으로 부족해진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더 많은 과업과 역할을 부여받은 팀장을 도와주는 사람과 시스템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리더십 학습 예산을 줄이고 있고, 임원들은 여전히 과거 리더십으로 팀장들에게 ‘나를 따르라’고 요구합니다. 또 팀원들 또한 자신의 Work & Balance’를 위해 팀장이 더 많은 일을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이렇게 매니저 스퀴즈에 빠진 팀장들에게 찾아오는 것은 성장이 아닌 번아웃과 조용한 사직으로 이어지는 경로입니다. 번아웃은 WHO가 ‘관리되지 않은 만성 직장 스트레스’로 설명하며, 소진 / 냉소(거리감) / 효능감 저하 3요소를 제시했습니다. 조용한 사직(Quite Quitting)은 “최소한만 일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과업과 역할에서 심리적으로 거리를 둔 비몰입된 상태”로 정의할 수 있죠. 즉, 매니저 스퀴즈에 빠진 팀장은 자신의 역할을 더 잘하고 싶지도 않고, 최소한의 일만 하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직책(Position)이 아닌 영향력(Impactor)으로서의 리더십 전환점
그럼 어떻게 매니저 스퀴즈에 빠진 팀장을 도울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리더십이 직책이 아니라 영향력이 되었다는 것을 회사와 팀장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지식이 평준화될수록, 팀장은 가르치거나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미 팀원들이 더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대신 팀장의 핵심 역할은 조직의 성과 목표 달성을 위한 우선순위 결정, 구성원들간의 갈등 조정, 도전 / 학습 / 실행 / 피드백 그리고 협업 소통으로 연결되는 개인과 조직의 성장 루프 설계와 팀 내 심리적 안전감 조성입니다.
전문가로서의 역할은 AI에게 임하고, 팀장은 Human skill 전문가이자 조직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책임지는 Culture Evangelist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때 핵심은 팀장이 포지션 파워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임팩트 파워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래 내용들은 팀장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발견했던 사례들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서 우리 회사에 맞게 적용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회사와 HR의 역할
이를 위해 회사와 HR은
① 변화 관리를 위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 tool을 팀 전체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학습 체계를 수정한다. (팀 학습)
② 리더십 개발을 단발성 교육이 아니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기적으로 설계한다. (예. 월 1회 학습 → 적용)
③ 상사 이외에 수시로 팀장의 고민을 물어볼 수 있고, 성장과 성공을 함께 고민하는 멘토와 코치를 확보, 연결해 준다. (전문가 멘토 / 리더십 코치)
④ 팀장 과업과 역할에 코칭 / 성장 / 협업을 명확하게 포함한다. (역할 재정의)
⑤ 팀과 회사, 동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C player에게 명확한 기준과 메시지를 주고 때로는 잘 헤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든다. (인재 밀도)
팀장 스스로의 역할
팀장 스스로는
① 모든 과업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 조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레버러지 (우선 순위) 과업을 정하고, 실행하는 습관을 만든다.
② 팀원과 상사와의 정기적인 1ON1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 / 칭찬, 피드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③ 내부 / 외부의 지식과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에 참석한다.
④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덩어리 시간 (2~3h 이상)을 정기적으로 확보한다.
⑤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상사 / HR / 멘토와 코치와 함께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찾는다.
팀장의 상사의 역할
마지막으로 팀장의 상사는
① 팀장의 팀장이 되어, 팀장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다. (의사결정권 위임 및 성과 관리) ② 정기적인 1ON1 대화를 통해 팀장이 잘하고 있는 부분을 인정 / 칭찬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피드백한다.
③ 팀장의 커리어 성장을 함께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업무, 역할, 학습 등)
④ 팀장의 성장과 성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해준다. ⑤ 구성원들이 팀장이 되고 싶어하는 문화를 만든다.
별첨. 팀장 셀프진단 체크리스트
본 아티클에서 소개한 '매니저 스퀴즈' 상태를 더 자세히 점검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실무용 체크리스트를 공유합니다. 아래 다운로드링크에서 팀원들과 함께 진단해 보며 우리 조직의 건강도를 확인해 보세요.
‘매우 그렇다’가 3개 이하 → 건강한 상태
‘매우 그렇다’가 4~6개 → 조정 필요
‘매우 그렇다’가 7개 이상 → 매니저 스퀴즈 상태 가능성 높음 상황이라고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Writer. 백종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