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직장인 80%는 일에 열정을 느끼지 못한다?
갤럽이 2026년 발표한 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장인의 20% 정도만 일에 열정을 느끼고, 애착을 가진 상태라고 합니다. 자신의 일에 열정이 있고, 소속에 연결감을 느끼고, 성과에 능동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직원이 적어질수록 생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로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은 연간 약 10조 달러, GDP의 9%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사기 저하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된 경영 리스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이 문제를 HR 담당자 한명에게만 맡기고 있습니다. 명정 선물을 챙기거나 워크샵을 기획하여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오길 바라죠. 직원의 만족도와 행복은 단순한 이벤트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조직 전략 차원에서 전담하고 책임져야 할 문제로 보고, 이를 담당하는 직책을 두고 있습니다. 바로 Chief Happiness Officer 최고 행복 책임자입니다.
Chief Happiness Officer (최고 행복 책임자)는 무엇인가?
Chief Happiness Officer (최고 행복 책임자)라는 말은 조금 생소한 단어일 수 있는데요. CHO라는 약자로도 불립니다. CHO라는 약자는 보통 Chief Human Resources Officer (최고 인사 책임자)로 많이 사용됩니다. 채용과 평가, 노무, 조직 설계 등 전반적인 인사 제도를 총괄하는 C레벨 임원으로 익숙하죠.
그렇다면 최고 행복 책임자라고 불리는 Chief Happiness Officer는 정확히 무엇일까요? 직원들의 행복을 조직 차원에서 담당하는 직책입니다. 기업 차원에서의 규정, 제도보다는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설계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단순한 직원 복지의 차원을 넘어 조직의 심리적 건강을 관리하는 역할이죠.
CHO의 핵심 능력이라면 공감 능력과 커뮤니케이션이 전부일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직원들의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실행하려면, 현재 상황에 머물지 않고 장기적인 흐름을 내다보는 전략적 사고와 근본 원인을 짚어내는 문제 해결 능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Chief Happiness Officer (최고 행복 책임자)의 핵심 업무
CHO는 단순히 직원 복지를 챙기는 역할이 아니라 개인과 조직 사이의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역할입니다.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고,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죠. 그렇다면 CHO의 핵심 업무는 무엇일까요?
직원 행복도 조사
직원 행복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측정합니다. 직원 만족도 조사, 개별 면담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관리하고 분석하여 현재 직원들의 상태를 파악하는 업무입니다. 추상적인 느낌으로 직원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기위한 초석을 다지는 업무입니다.
2. 경영진과 직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CHO는 경영진과 직원 사이에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담당합니다. HR 담당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조직 차원의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합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합니다.
3.직원 만족도 및 동기부여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
직원이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며 보람을 느끼고 동기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 또한 CHO의 업무입니다. 성장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양한 보상 시스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며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되어줍니다.
4. 이니셔티브 성과 측정 및 추적
앞서 소개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입한 여러 프로그램들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효율성을 확인합니다. 전략 방안들의 실제 효율을 측정하고 검증하여 더 나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직원들을 위한 방향을 잡아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Chief Happiness Officer 사례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 복지·동기부여·만족도를 조직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이를 전담하는 임원을 두고 있습니다. 직원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결국 기업의 지속적인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실제로 CHO 또는 이에 준하는 역할을 도입한 글로벌 기업 사례를 소개합니다.
구글 Google
구글은 CHO 개념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hade-Meng Tan은 구글 엔지니어 직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면서 동료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불행해하는 것을 보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직원들이 마음챙김과 정서적 지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사내 프로그램 'Search Inside Yourself'를 설계하고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Jolly Good Fellow'라는 공식 직함으로 구글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이는 Chief Happiness Officer 개념의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Deloitte South Asia
Deloitte South Asia의 Chief Happiness Office역할과 함께 세무 파트너 직무를 병행하며 직원 웰빙과 네트워킹 문화를 담당하는 임원을 두고 있습니다.
유니레버 Unilever
Unilever는 Diana Han을 Chief Health & Wellbeing Officer로 두고 있습니다. "웰빙은 조직문화의 부가물이 아니라 핵심에 내재된 것"이라는 철학 아래 전사적 건강·웰빙 전략을 총괄합니다.
에어비앤비 Airbnb
에어비엔비는 Chief Employee Experience Officer라는 직함으로 직원 경험을 관리하는 직무가 존재합니다. 인재 및 리더십 개발과 다양한 성장 프로그램과 'Live and Work Anywhere'라 불리는 유연근무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Galaxy Corporation
국내에서는 CHO를 공식 직함으로 사용하는 사례는 아직 드물지만,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최용호 대표는 사내 공식 직함으로 최고행복책임자 (CHO)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드래곤의 새로운 소속사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는데요. 그는 인터뷰를 통해 갤럭시코퍼레이션에서 돈보다 중요한 조직 가치로 사람에 대한 고민과 소통이 핵심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직함을 최고행복책임자로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외에도 아주 귀여운 사례도 하나 있습니다. Fairmont Dallas와 Fairmont Tokyo는 강아지를 공식 CHO로 임명하기도 했는데요. 강아지가 반겨주는 호텔, 홍보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기도하고, 강아지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원과 고객의 행복을 조직 차원에서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에서는 CHO 채용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규모의 문제가 아닙니다. 직원의 행복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조직 안에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직원의 성장·만족·동기부여를 조직 전략의 언어로 다루는 순간, CHO의 역할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